배우에게 독서란?

각자의 분야에서 최고의 자리에 오른 사람들이 항상 말하는 것이 있다. 다름 아닌 독서의 중요성이다. 하지만 연기학원에 상담하러 오신 분이나 배우가 되고자 하는 분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면 평소에 책을 거의 읽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그래서인지 좋은 연기자가 되기 위해 독서가 중요하다고 하면 고개를 갸우뚱거린다. 대체 독서는 왜 중요한 걸까? 그것도 배우에게?

연기자는 독서를 통해 본인이 직접 경험할 수 없는 세계를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다. 다양한 세계관의 수많은 인물을 개성 있고 매력적으로 연기해야 하는 배우에게 이러한 경험은 필수다. 물론 직접 경험하는 것도 좋지만, 독서를 통한 간접 경험은 인물과 상황에 맞춰 고민하고 공부할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더 좋다.

독서는 독해력 향상에 도움을 준다. 독해력이 뛰어난 사람은 같은 대본을 읽고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극의 흐름을 파악하고 장면을 이해하는 것이 빠르다. 그리고 이런 것은 감독과 작가에게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주고 다음에 또 작업할 기회를 잡는 토대가 될 수 있다.

몰입력을 키우는 것 역시 독서를 통해 얻을 수 있다. 시각적인 자극과 함께 정해진 속도로 따라가는 영화와 달리 독서는 내 속도에 맞춰 읽을 수 있고, 잠깐 멈춰 상황을 상상할 수도 있기 때문에 몰입과 집중력을 키우기 좋다. 그리고 배우에게 캐릭터에 몰입할 수 있는 능력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나도 알고 여러분도 안다.

고대 로마의 정치가이자 작가였던 키케로는 “책 없는 방은 영혼 없는 육체와 같다.”라고 했다. 이곳에 오신 분들은 모두 영혼을 가진 배우가 되길 바란다.